로스트아크-발탄(AI 소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컴퓨터 앞에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붉은 달빛 아래 낯선 전장 한가운데. 손에는 랜스, 몸엔 묵직한 갑옷.. 워로드였다.
"여기가… 로스트아크?"
나는 분명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게임 속 세계 한가운데 서 있었다. 게다가 내 손에 들린 건 실제의 묵직한 랜스였고, 거울을 보니 온몸을 두꺼운 갑옷으로 감싼 워로드의 모습이었다.
'이거… 빙의물인가?'
혼란스러워할 틈도 없이 누군가 다가왔다.
"드디어 왔군. 시간 안에 도착해서 다행이야."
목소리의 주인은 날렵한 검을 들고 있는 여성, 블레이드였다. 그녀의 뒤에는 신비로운 기운을 감도는 기상술사, 그리고 우리 파티의 후방을 책임질 바드가 서 있었다. 이들은 내 동료들이었다.
"우리, 마수 군단장을 토벌하러 간다며?" 바드가 걱정스럽게 묻자 블레이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더는 늦출 수 없어. 이제 진짜 시작이야."
나는 심호흡을 했다. 게임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버린 지금, 나에게 주어진 역할은 워로드. 강철의 방패로 동료들을 지키고, 가장 앞에서 적을 막아내는 방벽이었다.
'좋아, 워로드답게 행동하면 돼.'
우리 파티는 부활한 마수의 심장으로 향했다. 마수군단장 발탄이 지배하는 황폐한 전장, 붉은 안개가 드리운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전율이 온몸을 타고 흘렀다.
"전투 준비해. 곧 시작된다."
블레이드의 경고가 떨어짐과 동시에, 공허를 찢는 듯한 웃음소리가 퍼졌다.
"크하하하! 드디어 새로운 장난감들이 왔군. 너희가 얼마나 버틸지 기대되는군!"
발탄이 모습을 드러냈다. 거대한 체구, 날카로운 손톱, 그리고 압도적인 기운. 게임 속에서 수십 번 상대했던 보스였지만, 지금은 현실이었다.
기상술사는 "바람송곳!"으로 발탄의 측면을 강타했다. 바드는 소나티네를 연주하며 발탄에게 낙인을 새긴 뒤, 자신의 마력을 모두 소모한 아름다운 ‘용맹의 세레나데’를 연주하여, 우리 전원의 힘을 북돋아주었다.
"나르가의 칼날!"
기상술사가 발탄의 후방에서 혼돈의 힘이 담긴 궁극의 기술을 사용했다. 그 순간, 발탄의 눈이 번뜩였다.
"이 버러지들... 다... 짓뭉개주마!"
기상술사의 강력한 일격에 반응한 듯, 발탄의 목소리가 전장을 가르며 울려 퍼졌다.
그 순간 공기의 흐름이 바뀌었다. 그 목소리 하나에 전장의 긴장감이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우리 모두의 표정이 굳어졌다.
"지금… 뭐라고 했어?" 바드가 숨을 삼켰고, 기상술사는 손끝을 떨었다.
블레이드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말했다. "정신 차려. 방금부터가 진짜야."
나는 랜스를 단단히 쥐고 앞으로 나섰다. 전방에서 모든 공격을 받아내야 한다. 블레이드와 기상술사가 딜을 넣을 수 있도록, 바드가 안전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자, 다들 준비됐지? 내가 앞에서 버틸 테니까 화력 지원 부탁한다!"
블레이드가 날카로운 미소를 지었다. "그거야 당연하지. 출발이다!"
전투가 시작되었다. 발탄이 강렬한 일격을 휘둘렀고, 나는 랜스를 세워 방어하며 앞으로 내질렀다.
“가디언의 낙뢰!"
나는 랜스를 들어올리며 외쳤고, 곧바로 푸른 낙뢰가 내리쳐 발탄을 타격했다. 진노한 가디언의 포효를 연상케 하는 우레가 폐허가 된 마수의 심장에 울려퍼졌다.
그 순간, 블레이드는 "블레이드 어설트!"를 외치며 발탄의 등에 날렵하게 칼날을 꽂아넣었다. 이어서 기상술사는 "칼바람!"으로 빠르게 공격을 퍼부었다.
'좋아, 협력만 잘하면 이길 수 있어!'
그러나 발탄이 갑자기 도끼를 휘둘렀다. 나는 본능적으로 반응했다.
‘이건 분명…! 좋아, 익숙한 공격이야!’
나의 예상대로 발탄이 전방을 두 번 베고, 도끼를 내리쳐 충격파를 일으켰다. 그리고 마지막 360도 베기까지! 나는 방패를 높이 들어 올렸다.
이대로라면 충격파로 파티원들이 날아가 높은 탑 아래로 추락할 것이다. 나는 망설임 없이 튀어오르며 외쳤다
"전장의 방패!"
철옹성과도 같은 방어 자세로 충격파를 버텼다. 바드를 덮치려던 충격파는 결코 내 방어를 뚫지 못했고, 블레이드와 기상술사는 빠르게 몸을 날려 가까스로 충격파를 피했다.
전투가 점점 격렬해졌다. 다양한 패턴들이 이어졌고, 마침내 발탄은 무릎을 꿇었다. 괴성을 내지르며 그 거대한 육신이 무너졌고, 짙은 안개가 그 자리를 뒤덮었다.
"끝난… 건가요?" 바드가 숨을 삼켰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지금부터 진짜 시작이야. 저건… 찢겨진 마수의 군주다."
모든 공격이 끝나고 발탄은 쓰러졌다. 그러나 육신이 무너지며 한 줄기 서늘한 안개가 피어오르더니, 영혼이 되어 다시 부활했다. 찢겨진 마수의 군주, 유령 발탄의 등장이다. 이제부터는 완전히 다른 존재로, 더욱 위협적인 전투가 기다리고 있었다.
짙은 안개 속에서 발탄의 영혼이 다시 눈을 빛냈다 '불멸'이라는 갑옷과 함께 등장한 유령 발탄은 더욱 날카로운 기운을 뿜어냈다.
"정신 바짝 차려. 이젠 녀석의 공격도 더 복잡해진다."
분노에 찬 마수 군단장의 영혼은 더욱 거세게 우리를 몰아붙인다. 내리찍기 공격으로 인한 충격파가 몰아쳤고, 나는 빠르게 대응했다. 그리고 그의 분신이 외곽으로 뛰쳐나가 함성을 지르려 할 때, 분신의 몸이 푸르게 빛났다.
"지금이다!"
빈틈을 노려 분신에게 카운터 공격을 날렸다.
정화의 기운이 생성되었고, 나는 곧바로 본체에 접근해 녀석을 감싼 혼탁한 기운을 정화해나갔다.
정화가 계속되자 우리와 함께 하던 에스더들도 공격 준비를 마치고 있었고, 그와 동시에 발탄을 보호하던 불멸의 기운도 점차 사라졌다.
"좋아, 이제 공격이 제대로 먹힌다!"
"계속 분신의 빈틈을 노려! 끊기지 않게 해!"
블레이드의 외침과 함께 나는 마지막 힘을 짜내 카운터를 날렸다.
“지금이야 실리안! 이번에 끝낸다!"
나는 실리안에게 마지막 일격을 부탁했다.
“루테란의 긍지를, 보여주마!!”
실리안은 기다렸다는 듯이, 패자의 검을 완성시켜 그대로 내리쳤다. 긍지를 담은 일격이 마수의 심장을 꿰뚫었고, 발탄은 괴성을 지르며 중심을 잃었다
찢겨진 마수의 군주, 유령 발탄은 마침내 녹색 안개와 함께 소멸해갔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우리는 모두 무사했다. 전장의 끝에 선 우리 넷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무언의 전우애가 그 시선 속에 흐르고 있었다.
이것이 진짜 레이드, 진짜 전투였다. 그리고 나, 워로드는 그 폐허가 된 탑 한가운데, 파티원들의 선봉에 서있었다.